2018년 첫 시합, 조명 아래 섰던 제 다리는 발발 떨리고 있었습니다. 응원하러 온 지인들도, 눈앞의 심사위원들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죠. 그저 무대를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던 그 청년이, 7년이라는 시간을 버티고 결국 대한민국 최고의 무대인 미스터코리아에 섰습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은 제 7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변화'와 '증명'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미스터코리아 무대와 7년의 여정 요약
주제 정의: 첫 시합의 공포와 미숙함을 지나, 음식의 유혹보다 시합의 가치를 우선시하게 된 성장의 기록.
핵심 개념: 자기 수용(Self-Acceptance), 과정의 가치, 지속 가능한 보디빌딩.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것: 실패와 시행착오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는 법과 나 자신을 칭찬하는 멘탈 관리법.

(18년도 시합 끝나고 애슐리에서 정신없이 먹던 모습을 상징하는 AI 이미지 혹은 당시의 공허함을 표현하는 사진)
18년도 애슐리의 기억: 갈망과 허무함 사이
첫 시합이 끝나자마자 달려갔던 애슐리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다이어트 내내 꿈속에서까지 나타나던 그 음식들을 미친 듯이 입에 밀어 넣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결국 화장실로 달려가 토를 하며 끝난 그날의 엔딩.
신기하게도 막상 입에 들어간 음식들은 '그냥 내가 아는 그 맛'이었습니다. 그렇게 갈구했던 달콤함과 짠맛 뒤에 찾아온 건, 속이 뒤틀리는 불편함과 더부룩함뿐이었습니다. 오히려 "빨리 다시 깔끔한 식단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 몸은 지쳐 있었습니다. 갈망이 크면 클수록, 그 끝에 남는 허무함도 컸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먹고 싶은 마음'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더 믿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나도 최선이었다": 과거를 안아주는 법
이제는 시합이 끝나도 예전처럼 음식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담담하게 다음 시합을 준비하는 저 자신을 보며 세월의 무게를 실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18년도의 철없던 저를 반성하거나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지금 제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아마 저는 똑같이 초코바를 몰래 먹고 애슐리에서 폭식을 했을 겁니다. 그만큼 간절했고, 그만큼 서툴렀으며, 그만큼 치열했기 때문입니다. 그 서툰 과정들이 모여 지금의 '덤덤한 나'를 만들었기에, 저는 과거의 저를 비난하는 대신 기꺼이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 좋아할 수 있게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가 가장 잘한 일은 미스터코리아 무대에 선 것도,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아닙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여전히 좋아할 수 있게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중량의 늪에 빠져 몸이 아플 때도, 음식 강박에 괴로울 때도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운동을 오래, 그리고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제 세월을 쌓아왔습니다. 그 집요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앞으로 제가 맞이할 또 다른 7년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7년동안 시합을 뛰어오며 똑같은 포즈로 자세 비교 사진)
결론: 여러분의 세월에도 아낌없는 칭찬을 보내주세요
보디빌딩은 완벽한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나를 조금씩 채워가는 과정입니다. 지금 혹시 다리가 떨릴 만큼 무서운 무대를 앞두고 있나요? 혹은 시합 후 폭식으로 자괴감에 빠져 있나요? 괜찮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여러분이 이 운동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동안 7회에 걸쳐 제 투박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내일도, 모레도 제가 사랑하는 이 쇠질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무대에서, 여러분만의 속도로 끝까지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 길 위에서 계속 버티고 있겠습니다.
7년의 여정을 마치는 마지막 한 줄 정리:
"보디빌딩의 진짜 메달은 목에 거는 금이 아니라, 7년이 지나도 여전히 바벨을 사랑하고 있는 '나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