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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영화 (도심 재난, 탈출 액션, 현실 공감)

by 프로N잡러 2026. 3. 16.


솔직히 저는 엑시트를 처음 봤을 때 이 영화가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을 줄 몰랐습니다. 2019년 극장에서 가볍게 볼 영화를 찾다가 선택한 작품이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몰입감 있게 봤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영화는 평범한 청년 용남이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유독가스 재난 속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단순한 재난 영화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청춘의 모습과 긴박한 상황이 절묘하게 섞여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도심 재난 설정, 왜 이렇게 현실적으로 느껴졌을까?

엑시트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도심 탈출'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재난 영화가 거대한 자연재해나 국가적 위기를 다루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서울이라는 익숙한 도시 공간에서 벌어지는 재난을 배경으로 합니다. 유독가스(toxic gas)라는 재난 요소가 등장하는데, 여기서 유독가스란 인체에 해를 끼치는 화학물질이 기체 상태로 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화에서는 이 가스가 도심 전체를 뒤덮으면서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재난이 꼭 거대하고 비현실적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건물 외벽을 타고 이동하거나 옥상을 통해 구조를 기다리는 장면들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실제 상황처럼 긴장감을 전달했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클라이밍(climbing) 동아리 출신이라는 설정이 자연스럽게 탈출 과정에 녹아들었는데, 클라이밍이란 암벽이나 인공 벽을 손과 발로 오르는 스포츠를 말합니다. 이 기술이 재난 상황에서 생존 수단으로 활용되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도심형 재난 대응 훈련이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출처: 행정안전부). 영화 속 상황처럼 고층 건물에서의 대피 경로 확보나 방독면 사용법 등이 중요한 생존 기술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엑시트는 이런 현실적인 요소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동하는 파쿠르(parkour) 액션이었습니다. 파쿠르란 장애물을 효율적으로 넘거나 뛰어넘으며 이동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용남과 의주가 로프 하나에 의지해 건물 사이를 건너는 장면은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클라이밍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영화 속 동작들이 완전히 비현실적이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재난 영화인데 왜 이렇게 웃기고 공감됐을까?

엑시트의 또 다른 매력은 재난 상황 속에서도 유머가 살아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주인공 용남은 대학 졸업 후 취업에 번번이 실패한 백수 청년입니다. 이런 설정 자체가 2019년 당시 한국 청년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청년 실업률은 약 10%에 달했습니다(출처: 통계청). 용남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영화 속 인물이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의 모습이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용남이 어머니의 칠순 잔치를 준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가족들 앞에서 취업 준비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위축되는 모습, 친척들의 눈치를 보는 장면들이 너무나 현실적이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명절 때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습니다. 이런 디테일한 상황 묘사가 영화에 사람 냄새를 더했다고 생각합니다.

재난 상황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반응이 지나치게 영웅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방독면(gas mask) 하나를 두고 갈등하거나, 구조 순서를 정하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다툼들이 오히려 현실감을 더했습니다. 방독면이란 유독가스나 유해 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안전장비를 말합니다. 영화에서는 이 방독면의 사용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긴박감을 높이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영화 중반 이후 탈출 과정이 반복적으로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건물 사이를 이동하거나 옥상을 넘어가는 장면이 계속 이어지면서, 긴장감은 유지되지만 이야기의 구조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경험상 액션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거나 반전이 있어야 하는데, 엑시트는 그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또한 재난의 원인이나 도시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도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유독가스가 어디서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배경 설명이 거의 없어서, 세계관이 다소 얕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건 영화가 탈출 과정 자체에 집중하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지만, 조금 더 깊이 있는 설정이 있었다면 영화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엑시트는 한국 상업 영화가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도심형 재난 코미디라는 신선한 조합, 평범한 청년이 주인공이라는 설정, 그리고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 톤 앤 매너(tone and manner)가 잘 어우러졌습니다. 톤 앤 매너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표현 방식을 의미합니다. 엑시트는 재난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유머와 긴장감을 적절히 배분해 대중적인 재미를 만들어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엑시트는 완벽한 영화라기보다는,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통해 관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 작품이었습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다시 떠올려도 꽤 인상적인 한국 영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도심형 재난 영화를 찾고 있다면, 엑시트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선택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62_wcvS8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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